20170321
샬롬! 사랑과 기도와 관심으로 인도네시아 선교사역에 함께 동역하시는 친애하는 동역자여러분께 지난선교지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한달 간 선교지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조국 땅 대한민국에서도 엄청난 소식이 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곳 해외뉴스에도 빠지지 않고 김정남 피살소식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불미스럽고 어쩌면 부끄러울 수 밖에 없는 소식이지만 그래도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한국 땅에 이토록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대해 고마웠습니다. 다음번 에는 한국에서 들려져오는 소식에 관심있어 하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열방 곳곳의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으로 충만한 한국 땅의 소식이 들려지길 소망합니다.
Quo Vadis(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불현듯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이어서 그럴듯한 계획이 세워지고 이래저래 되어가는 상황이 잘 풀려가서 "이건 분명 하나님의 계획이야!" 라고 생각하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는데 한순간에 모든 일이 꼬여 아무것도 남지 않는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지요? 아마도 이미 경험하신 분들은 이 편지를 읽으시면서 웃음을 지으실거라 생각됩니다.
치과의사가 되어 인도네시아 전역을 돌며 의료선교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자카르타에서 발리로 왔습니다. 비록 형편없는 시험성적이였지만 필기시험에 합격하고 받은 은혜 다 까먹고 교만함이 하늘을 찔러 보기좋게 최종면접에서 떨어졌습니다. 이후 낮아진 마음으로 시장에서 배추를 팔던지 현지교회 목사님처럼 세탁소를 운영하며 복음을 전하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하려 하면 족하다."(빌1:20)라고 선포한 후, 현지 목사님을 비롯한 현지교인들과 한 마음으로 기도하던 중에 발리에 있는 정신지체장애 아동들을 섬기는 사역을 감당할 마음을 주셔서 지금까지 되어 지는 일들을 동역자 여러분에게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가 기존장소에서 쫒기 듯 나와 저희 집으로 옮겨졌고 3주간동안은 집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허락을 받고 2주가 지났을 때,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교회를 세울 수 있는 땅이 구해졌습니다. 그래서 이 소식을 다시 동역자 분들과 나누었고 한마음으로 기도하시던 몇몇 동역자분들이 부족한 재정을 위해 함께 채워주시고 또 힘이 되는 답장을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교회부지 계약을 하는 날, 계약 장소에 갔는데 땅 주인이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이유는 그 땅이 가족의 소유인데 그 땅의 일부를 그 땅 주인의 삼촌이 계약 이틀 전에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해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임대하기로 했던 땅의 소유권이 확실치 않아서 임대를 했다면 건물을 세우고 난 후 한 순간에 쫒겨 날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또 마침 정신지체장애 아동학교를 세우기 위한 초석작업으로 진행되던 비영리법인을 도와주기로 한 몇몇 지인들 또한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아 기운이 쭉 빠져버렸습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 (잠언 19:21)
자주 읽게 되는 묵상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믿음은 자신이 어디로 이끌리는지 전혀 알지 못하지만 이끄시는 그분을 사랑하고 아는 것입니다. 믿음의 삶이란 지성적이나 이성적인 삶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라"고 하신 그분을 알아가는 삶입니다. 따라서 믿음의 뿌리는 그분을 아는 경험적, 인격적 지식에 있습니다. 믿음의 삶에서 큰 장애 중 하나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실거라는 착각입니다." (히11:8)
아멘! 우리가 세운 계획을 주님이 얼마나 크고 멋지게 이루시는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주님의 시선에 초점을 맞추는 아브라함과 같은 주님의 신실한 친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합동결혼식
예배처소가 집으로 옮겨진지 3주가 지나고 두가정의 합동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얀토의 가정과 스티븐의 가정이었습니다. 이미 4살짜리 아이까지 있는 얀토의 가정, 출산 막달에 접어든 스티븐의 가정. 빈손으로 발리 땅에 건너와 먹고 사느라 바빠서 결혼식도 없이 시작한 두 가정이지만 이제껏 늦춰왔던 결혼식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결국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아내에게 마음을 주셔서 저희 가정이 셀프웨딩촬영으로 돕기로 했습니다. 셀프웨딩촬영을 하기 전날 어마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출산예정일을 3주나 앞뒀던 스티븐네 가정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지난 3월 2일밤, 혼인교리교육 마지막 시간을 마치고 목사님이 집으로 돌아가신 후 통증이 시작되어 스티븐은 아내를 데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병원에서는 아직 예정일이 안됐으니 돌아가서 그래도 아프면 이틀 후에 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3월3일 새벽 5시, 결국 양수가 터졌고 병원으로 갈 택시를 기다리는 집 앞 골목에서 아이가 나왔습니다. 탯줄이 아직 자르지 않은 채로 병원으로 향했고 택시에서 내리자 마자 남은 양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병원에서는 탯줄만 잘랐습니다. 아직 이름이 없던 아기에게 택시기사는 '아반자'라는 자동차 모델명을 이름으로 붙혀 주었고 병원에 있던 경찰은 길에서 났으니 길 이름을 따서 '위자야 꾸스마' 라고 별명을 지어줬습니다. 아기의 부모는 아이에게 'Unik(유일한, 독특한)' 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웨딩촬영도 마치고 3월12(주일)에는 결혼식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교인모두가 한 가족이 되어 결혼식 일을 거들었고 새로운 두 가정으로 인해 모두 함께 기뻐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웨딩촬영도 마치고 3월12(주일)에는 결혼식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교인모두가 한 가족이 되어 결혼식 일을 거들었고 새로운 두 가정으로 인해 모두 함께 기뻐했습니다.
마치 지난날 우리네 어르신들과 같이 먹고 살기 바빠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사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 가운데 행해지는 동거와는 분명 차이는 있지만 성경적이지 못한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교회에서 혼인교리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결혼을 앞둔 청년들이 결혼 후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고 또 결혼을 통해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연합의 비밀을 깨닫아 알 수있는 은혜를 허락하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주님이 예비하신 예배처소
얀토와 스티븐가정의 결혼식날이 교회가 집으로 옮겨진지 4주차되는 주일이었습니다. 집에서 예배를 드릴 수있는 허락된 시간이 자났기에 다른 공간을 알아보기에 바빴습니다. 결혼식 이전에 주일만 대여해서 예배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지만 가격이 비싼데 비해 에어컨이나 선풍기도 없고 심지어는 위층도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님이 운영하시는 4층건물 기독교 서점 창고를 빌려 사용할 수 있을까 여부를 묻기 위해 연락을 했습니다. 교회의 처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사용여부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다른 공간을 구해보라는 것이였습니다. 한달에 약10만원씩의 사용료를 내겠다고 말해보았으나 결국 거절하셨습니다.
씁쓸한 마음으로 기도하시던 목사님께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 교회건물 주인'스티븐아저씨'였습니다. 얼마나 언변이 뛰어나면.. 또 얼마나 글 재주가 뛰어나면, 이 가슴벅차고 놀라운 소식을 정확히 전달 할 수있을까요? 제 글 실력이 좋지못해, 주님이 행하신 놀라운 이 일의 감격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까봐 두렵고 떨립니다.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
전 교회공간에서 쫒기듯 나온게 된 이유는 누군가가 그 공간을 렌트 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티븐아저씨는 공간을 리모델링 했습니다. 고장 난 화장실을 고치고 쥐가 다나던 구멍을 메우고, 지져분 했던 벽을 새로 칠하고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됐는데 계약하기로 한사람이 계약을 파기했습니다. 스티븐 아저씨는 목사님께 전화를 걸어 교회 상황을 묻고서는 용서를 구하셨고 다른 계약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값없이 사용해 줄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할렐루야! 감히 사람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이루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제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 주님께서 교회의 리모델링을 원하셔서 잠시 저희 집으로 예배처소를 옮기시고 4주간의 리모델링을 마치시고 다시 불러오신 것만 같습니다. 지난 주일 3월19일 예배가 얼마나 뜨거웠을지 짐작이 가시죠? 여호와의 궤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을 때 이스라엘백성들의 기쁨을 작게나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찬양을 하면서 다 헤아릴 수도, 미루어 짐작할 수도 없는 주님이 친히 쓰신 각본 안에 우리가 거함을 인하여 감사했습니다. 임마누엘 교회에게 주님께서 다시 기회를 주신 것만 같습니다. 새롭게 된 공간에서 더 기도할 것을 더 말씀 앞에 설 것을 더 주님으로만 충분할 것을 어쩌면 그리스도가 거하시는 성전인 제 안에 다시 리모델링을 하신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님 당신을 더 알려주시기 위해서.. 편지을 쓰는 중에 솔로몬 목사님께 연락이왔습니다. 좋은 가격에 땅이 나왔는데 이번 주 목요일날 보러가자고 하시네요. 이젠 우리가 무엇을 거창하게 계획 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이 이끄실 것이고 우리는 그저 따라가면 되니까요.
"싸울 날을 위하여 마병을 예비하거니와 이김은 여호와께 있느니라." (잠언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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