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8

샬롬~ 

기도, 헌금 그리고 사랑으로 함께 해주시는 교회와 개인 및 동역자들께 하나님의 평강이 함께하시기를...  인터넷 상황이 안 좋아서 한 분 한 분 보내드리지 못하고 단체 메일로 보내드리는 점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2012년 1월 7일 출발로부터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이제야 편지하는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까지 도착하는 과정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출발당일. 이미 오버되 버린 짐의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가족 친지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마치고 검색대로 들어서는데 검색 대 앞 공항 직원이 들어가려는 우리를 막아 섰습니다. 기내로 반입할 수 있는 무게를 초과했다는 것 이였습니다. 마지막 작별 인사는 해프닝으로 마무리 짖고 다시 짐 하나를 더 붙이고 가족들과의 서로 아쉬울 겨를도 없이 인도네시아로 출발했습니다. 


저희가 탄 비행기는 필리핀 마닐라를 경유하는 비행기였습니다. 필리핀에는 처음 방문하는 터라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아서 공항에서 노숙을 하려고 했지만 필리핀 공항에서는 도착하자마자 공항 밖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공항을 나가기 전, 문제가 조금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무리하게 가져온 짐이 문제였습니다. 인천공항 직원이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한국에서는 오버가 되어도 깎아 드리지만 필리핀에서는 아마도 제 값을 치르셔야 될 겁니다.” 한국에서도 10만원 가까이를 낸 터라 짐을 붙일 때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부른다면 짐을 버리고 가겠노라고 아내와 결심을 하고 공항을 나가기 전 환승 센터로 갔습니다. 환승 센터에서 짐을 보내주는 직원과 마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불현듯 하나님께서 도우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내에게 “지금 같이 기도하자.” 라고 했고 아내와 함께 눈을 뜬 채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습니다. 

직원은 짐 무게는 달아보지도 않고 “한국에서 짐을 붙인 영수증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두 차례로 나눠 붙였던 두 개의 영수증 중 처음에 붙인 영수증만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장모님께서 짐 값을 내주셔서 영수증이 하나 밖에 없던 것 이였습니다. 

한국 돈 6만원. 미화 50달러로 값을 치르고 짐을 붙이려는데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려왔습니다. “뭐 도와 드릴 것 없나요?” 혼혈 인 듯한 딸 아이와 필리핀인 엄마.... 필리핀 사람이 우리에게 친절하게 말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이 엄마에게 값싼 호텔을 물어봤고 직원에게 통역을 해주시더니 “더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 이였습니다.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

인도네시아로 출발 전 일 주일 내내 우리 부부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려주신 창세기 22장 13-14절 말씀. 

“여호와 이레” 

짐 붙일 걱정으로 기도 드렸는데 숙소까지 마련하신 주님의 은혜에 저희 부부는 감사하며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착한 호텔 이름이 신기하게도 Cross Wind(십자가바람). 은혜의 호텔에서 감사의 하루 밤을 보내고 1월 8일. 

드디어 인도네시아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인도네시아 공항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한 비행기는 자정을 넘겨서야 도착했습니다. 저녁 10시가 넘으면 왠만한 영업이 끝이 나는 인도네시아라평소 북적이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가격을 흥정하는 택시 기사들도 없고 오직 택시 회사 한 곳만이 우리를 위해 기다렸다는 듯 맞이해줬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택시를 타고 비가 보슬보슬 오는 자카르타 공항을 출발해서 앞으로 1년 간 우리 부부가 살게 되는 UKI Korea Center(인도네시아 크리스쳔 대학교 코리아센터)에 도착해서 잠이 덜 깬 현지 스텝들(요하네스, 맛, 띠나)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잠이 들었습니다. 


도착해서 1주 동안은 센터를 청소하고 가꾸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수 많은 벌레들과 거미줄. 먼지와의 전쟁. 매일 밤 모기와의 사투를 비롯한 고양이 새끼 만한 쥐들의 방문까지...

게다가 전에 계시던 김귀영 선교사님(지금은 미국LA에 계심.) 딸이 키우던 강아지(시추-사랑이)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저야 대한민국 육군 병장 출신 대한민국 남자라 모두들 걱정 안 하시겠지만... 

말은 안 했지만 여리디 여린 아내가 맘과 육 적으로 고생이 심했습니다. 한 것 전쟁이 끝나고 모기장도 설치하고 옷 정리에 화장실 정리까지 마치고 2주차로 접어든 1월 17일 목요일. 아침에 현지 스텝인 맛이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미스터 최 비가 많이 와요 빨리 대피 하세요...” 자카르타에 홍수가 나서 자동차가 다 잠기고 저희가 사는 센터 안에는 종아리까지 물이 찼고 (배수 시설이 잘 안되 있어서 화장실 물이 올라와 사실 상 악취가 나는 변기 물 이였습니다.)센터 밖에는 엉덩이까지 물이 찼습니다. 

스텝들이 살고 있는 숙소로 대피 해서 아침 식사로 커피포트에 계란을 삶아 하나 씩 먹고 있는데 우리나라 홍수 때 와는 전혀 다른 진풍경들이 벌어 졌습니다. 스텝인 맛이 키우던 거북이를 물이 있는 바닥에 풀어 주는가 하면 갑자기 기타를 치면서 찬양을 하더니 예배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 이였습니다. 

“아니...이렇게낙천적 일수가...”

한국 같았으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것 입니다. 

재해 대책 본부의 발표를 듣고 얼마나 피해 보상이 되는지.. 서울시의 대책 방안은 무엇인지... 하지만 이 친구들은 찬양하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었습니다. 물에 잠긴 방에서 당장 필요한 물건을 건져오며 불평했던 내 모습이 이 친구들과 비교 되면서 하나님 앞에서 무척이나 부끄러웠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비가 그쳤고 오후 4시 즈음 물이 어느 정도 빠졌습니다. 

저희 부부는 한국에서도 다소 느긋한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급함의 대명사 한국사람인지라 재빨리 물 청소를 시작했고 부산한 저희의 모습을 본 스텝들이 함께 저희를 도와 주었습니다. 5명이 함께한 청소는 금새 끝이 났고 스텝들의 방 청소를 도와 주겠다고 하자 괜찮다며 거절하고는 자신들의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승낙이나 거절은 인사치레로 하는 경우가 있으니 잘 분별하고 거절 하더라도 적어도 3번은 권하라”는 글을 어느 책에서 읽은 것이 생각나서 스텝들의 방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긴 고무호스에서 밖으로 물이 졸졸졸 나오고 있고 이 친구들은 각자 자신의 방에서 TV를 보고 있는 가하면 심지어는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한 두 시간이 지나 다시 찾아갔을 때 그제서야 밖으로 물을 퍼냈고 우리도 함께 일을 도왔습니다. 방에 있는 물기가 다 빠지자 “이젠 그만해도 된다”며 “고맙다”고 하는 것 이였습니다. “거실도 치워야 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내일 하면 된다”며 빗물이 흥건한 거실을 내버려둔 채, 우리를 돌려 보냈습니다. 

“아니... 정말 이렇게 낙천적일 수 있는 건가?”

저희가 사는 곳은 지대가 높아서 물이 빨리 빠졌지만 자카르타의 대부분의 지역은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수해복구를 하고 있습니다. 비와 함께한 일주일이 지나고 3주가 시작되기 전 토요일에 집에 인터넷을 설치했습니다. 

비록 한국처럼 월 정액 무제한을 3만원 가량의 요금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쓰는 대로 돈이 나가는 휴대폰용 유심 칩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기쁨 이였습니다. 한번은 “한국처럼 쓰면 얼마나 나올까” 하고 마음껏 인터넷을 써봤는데 2시간도 채 안되어서 충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50,000루피아(Rupiah)-(5,500원 가량) 단위가 높아서 그런지 한국 돈 50,000원을 쓴 것처럼 무척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그날 이 후로는 인터넷은 꼭 필요한 때 말고는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찍은 동영상들을 보내드리고 싶은데 인터넷 속도가 무척 느려서 동영상 전송은 꿈도 못 꿉니다. 곧 동영상도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그때는 동영상도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월 13일부터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고 선교센타(UI, UNTAR, UKI)도 다시 열립니다. 아직 날짜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도 시작됩니다. 한국어 수업에 관련한 게시물이 UKI(인도네시아 크리스쳔대학교)와 UI(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 게시판에 붙여지고 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각 선교센터(UKI, UI, UNTAR)로 초청을 받고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늘 평안하시길 바라며 또 편지 드리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 최기석, 고은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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